전략적이며 설득적인 글쓰기 04 - 설득적 글쓰기나 토론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

Part 1 : 설득을 위해 자기 주장을 펼쳐나가는 주요한 방법들 이해하기 두번째


칼 로저스(Carl Rogers)는 미국 심리학회 선정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심리학자 6위에 올라 있는 사람으로 Rogerian Therapy라는 심리치료에 있어서 치료자 중심이 아닌 상대방(내담자) 중심의 접근법을 창시했다. 우리에게 매우 잘 알려져있는 프로이드가 이 순위 3위에 올라있는 것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미국 심리학의 발전에 매우 큰 영향을 주었으며, 설득적 글쓰기에 있어서도 상대방에 대한 관점이라는 접근 방법에 있어서 매우 큰 영향을 주었다. 


칼 로저스(Carl Rogers)는 심리 치료가로서, 서로 만나서 정직하게 이야기 하는 두 사람의 경험이 치유 효과가 있다고 믿었다. 따라서, 개인 혹은 집단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이 방해되는 부분은, 양측 집단의 세계관의 공유 영역이 서로에게 제시되지 않는 것에 있다고 믿었으며, 이러한 논리가 설득적 글쓰기에 응용된 것을 Rogerian 방식이라고 부르도록 하겠다. 


이러한 Rogerian 방식의 가장 큰 차별점은 이견이 있는 주제를 다루는데 있어서, 상대방에 대한 관점을 적대자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Rogerian 관점에서는 설득적 글쓰기를 하는 데 있어 상대방의 주제에 대한 견해를 강조하며, 평가적인 태도 없이 다른 사람의 생각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을 제안한다. 따라서, 설득적 글쓰기에 있어서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주장에 있어 반대되는 입장들을 조화시키는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다. 


Rogerian 방식을 좀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전제들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째, 내가 알고 있는 유일한 현실은 이 순간에 내가 감지하고 경험하는 대로의 세계이며, 여러분이 알 수 있는 유일한 현실은 여러분이 감지하고 경험하는 세계이다. 따라서, 여기서 유일하게 확실한 부분은 양측 입장에서 감지된 현실들이 다르다는 것 뿐이다. 

둘째, 자신의 입장에서의 가치 판단들이 사람들을 현재 자신들의 입장에서 변화하지 않게 만든다. 그리고, 스스로로 하여금 관중석에 몸을 맡기게 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사람들이 일단 어떤 문제에 대해서라도 자신의 입장을 정하게 된다면, 그 주제가 비록 점심에 국수류를 먹을 것인가, 밥류를 먹을 것인가 하는 사소한 이슈들에 불과할지라도, 열린 마음으로 상대방의 의미 있는 관점들을 들어줄 가능성은 줄어들게 된다. 자신의 입장을 정한 사람은 양쪽 입장들을 듣는 것이나 다른 사람의 관점을 이해하는 것 보다, 자신의 의견을 정당화 하는 것에 더 큰 관심이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칼 로저스(Carl Rogers)에 따르면, 이해심을 가지고 듣게 될 때, 비로소 진짜 의사소통이 발생하고, 자신의 입장을 정당화시키려는 경향을 줄일 수 있게 된다고 한다. 


그러면, Rogerian 방식은 설득적 글쓰기에 어떻게 응용될 수 있을까? 

중요한 점은 효과적인 의사소통이란 다른 이의 현실을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2가지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방법론을 도출해낼 수 있게된다. 

1. 글쓰기에서 중심이 되는 문제에 대해서 간략하고 분명하게 주장을 제시한다. 

2. 자신이 인지하고 있는 반대편(상대방) 주장을 공정하게 요약해서 제시한다. 이 요약문에는 문제와 관련된 상대방의 이해와 걱정하고 있는 부분이 효과적으로 포함되어져 있어야 하며, 이 글이 적대적이라고 해석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없어야 한다. 

3. 자신이 주장하는 바를 분명하게 제시한다. 이 주장에는 자신이 걱정하는 부분과 이해 관계가 포함되어져 있어야 하며, 자신의 주장쪽에 치우치거나 도덕적 우월감 등이 표출되어서는 안된다. 

4. 자신과 상대방측이 공감할 수 있는 주장의 공통점이나 상호 걱정 등을 기술한다. 그리고, 어떤 것들이 타협할 수 없는 관심사인지 찾아보고, 그것을 구체화한다. 

5. 자신이 주장하는 해결책을 제시하며, 이를 통해 양측이 얻을 수 있는 이점들에 대해서 설명한다. 


실제로 Rogerian 방식을 응용한 설득적 글쓰기를 단계별로 작성해보도록 하겠다. 


  • 글쓰기 주제 : "Green"이라는 색깔로 표현되는 환경문제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보존의 책임이 정부에 있는지 기업을 포함한 개인에게 있는지를 서술하라. 


논술이나 토플, GRE, GMAT 등과 같은 글쓰기 시험에서는 위와 같이 상반된 입장에서 자신의 입장을 정하고 글을 읽는 사람을 설득하도록 하는 유형의 문제가 매우 많이 다뤄지고 있다. 물론, 이러한 글을 쓸때, 어느 입장을 취할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여러분이 쓴 글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가 중요할 뿐이다. 


단지 위와 같은 글쓰기 시험이 아니라 하더라도,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과 같은 공간에서의 논쟁이나 여러분 회사에서 PT 진행시나 중요한 협상을 주도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언제나 여러분의 주장을 설득적으로 전달해 낼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경우에 Rogerian 방식은 상당히 유용하게 적용 가능하다. 


실제 글을 써 내려가도록 하겠다. 


I. 전략적 글쓰기 단계 설계


Step1 : 자신의 입장 결정

  • 환경 문제의 책임이 국가에 있는지 개인에 있는지 입장 선택


Step2 :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자료와 사례 정리

  • 자신의 주장에 부합되는 뒷받침 자료 도출(2개 이상)

  • 상대방 주장에 부합되는 뒷받침 자료 도출(1개 이상)

  • 상대방 주장의 논리적 결함 도출


Step3 : 작성하고자 하는 목적에 부합하는 글의 구조를 선택

  • 자신의 주장

  • 상대방 주장에 대한 요약 및 논리적 결함 제시

  • 자기 주장에 부합되는 뒷받침 자료들 제시

  • 자신의 주장 재진술 또는 근거 문장 제시


Step4 : Step3에서 도출된 글의 구조에 맞게 글에 살 붙이기

 

II. 전략적 글쓰기 단계를 적용하는 실제 예시


Step1 : 자신의 입장 결정

  • "나는 환경문제에 있어서 중요한 많은 부분의 책임이 국가에 있다고 생각한다."


Step2 :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자료와 사례 정리

  • 자신의 주장에 부합되는 뒷받침 자료 도출(2개 이상)

    1. "대부분의 심각한 환경문제는 전쟁이나 원자력 발전 사고 등 국가적 차원에서 발생한다."

    2. "환경문제는 그 문제원인 및 해결방안이 너무나 광범위해서 기업이나 개인만의 역량으로는 부족하다."

  • 상대방 주장에 부합되는 뒷받침 자료 도출(1개 이상)

    1. "자본의 효율적 집행이란 관점에서 기업이나 개인이 환경문제를 다루는 것이 효율적이다."

  • 상대방 주장의 논리적 결함 도출

    1. "개인이 국가보다 비용 효율적일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개인들은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환경 문제에 있어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어렵다."


Step3 : 작성하고자 하는 목적에 부합하는 글의 구조를 선택

  • 자신의 주장

  • 상대방 주장에 대한 요약 및 논리적 결함 제시

  • 자기 주장에 부합되는 뒷받침 자료들 제시

  • 자신의 주장 재진술 또는 근거 문장 제시


Step4 : Step3에서 도출된 글의 구조에 맞게 글에 살 붙이기

 "나는 환경문제에 있어서 중요한 많은 부분의 책임이 국가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에 있어서 자본의 효율적 집행이란 관점에서 기업이나 개인이 환경문제를 다루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관점을 지닐 수도 있다. 물론 개인이 국가보다 비용 효율적일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개인들은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환경문제에 있어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어렵다. 또한 개인들은 환경 문제를 효과적으로 다루기 위한 권력이나 힘을 지니고 있지도 못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심각한 환경문제는 전쟁이나 원자력 발전 사고 등 국가적 차원에서 발생한다. 이와 같이, 환경문제는 그 문제원인 및 해결방안이 너무나 광범위해서 기업이나 개인만의 역량으로는 부족하다. 따라서, 환경문제는 국가가 책임을 지고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환경문제는 국가의 책임 하에서 논의되어야 할 문제이다."


위 글은 예시로 활용하기 위해서 20분 정도만에 작성한 간단한 에세이이다. 글을 읽는 사람으로서, 내 주장에 공감이 되는가? 


이 예시를 통해 내가 말하고자 하는 설득적 글쓰기를 잘하기 위한 핵심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다양한 글을 읽으면서 면밀한 분석 연습을 해야 한다. 

  2.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자료들의 사용 방법과 글의 구조를 논리적으로 구성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3. 마지막으로, 이를 활용한 호소력 있는 글쓰기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과 칼 로저스(Carl Rogers)의 <Rogerian 방식>을 통해 얻은 지식만으로 다양한 글들을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을까? 다른 글들을 분석적으로 읽고 내 주장을 좀더 설득력 있게 전개해나가는 데는 무엇인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 


이러한 부분에서 툴민의 모델이 필요지며, 다음 글에서 내가 연재하고 있는 '설득적 글쓰기'의 핵심이 되는 툴민 모델에 대해서 다루도록 하겠다. 


- 저서 : "이게 진짜 안드로이드 마케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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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이며 설득적인 글쓰기 03 - 설득적 글쓰기나 토론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

Part 1 : 설득을 위해 자기 주장을 펼쳐나가는 주요한 방법들 이해하기 01


- 설득적 글쓰기나 토론의 대부분의 주제

  •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과 믿음을 설명하고 옹호하려는 것
  • 다른 사람들의 주장을 반대하거나 타협하려는 것

사람들이 글쓰기를 하거나 토론하는 경우의 주요 목적은 위 2가지로 분류할 수 있으며, 이러한 방식을 통해서 다음과 같은 결과를 도출하고자 한다. 


- 설득적 글쓰기나 토론 전개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

  • 자신들이 수행하고 있는 것이나 생각하는 것을 본인 스스로와 청중들에게 정당화시키는 목적으로 글쓰기나 토론을 활용하기
  • 문제를 풀고, 결론 도출해내기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설득적 글쓰기(또는 말하기)에 있어서 논리적 호소 부분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만, 풍부한 증거를 제공하고 논리적 연계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그 이야기를 읽거나 듣는 사람들로부터의 동의를 얻어내는 데 있어서는 충분하지 않다. 
즉, 설득적 글쓰기(또는 말하기)를 하고자 하는 사람은 자신이 주장하고자 하는 주제와 그것을 나타내는 방식에 대한 읽는 사람(또는 듣는 사람)의 정서적 반응을 고려해야만 하는 데, 읽는 사람(또는 듣는 사람)을 설득시키는 데 성공하기 위해서는 글을 쓰는 사람의 신뢰성에 대한 읽는 사람의 믿음이 매우 큰 관련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설득에 있어서의 저자의 신뢰성이란 부분은 고대 그래스의 유명한 철학자이자 사상가인 아리스토렐레스가 그의 저서 <수사학>에서 보다 잘 설명하고 있는데, <수사학>이란 설득을 위한 모든 가능한 수단이라고 이야기 하였다. 

그는 <수사학>의 목적을 토론에서 이기는 것이라 이야기 했다. 즉, 과거에 일어났었던 것과 관련된 법정 소송에서 이기거나,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정치적 제안들에 대해서 승인을 얻고자 하는 경우에 <수사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하면, 아리스토렐레스가 말하는 <수사학> 학습의 이유는 설득이 필요한 상황(이를 수사학적 상황이라 표현)에 대해 체계적인 방식으로 생각하게 하고, 분석할 수 있는 어휘를 습득할 수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수사학>에서 설득을 위한 3가지 주요 요소를 이야기했는데, 다음과 같다. 

  • Logos : 논리적 호소를 말한다
  • Pathos : 감정적 호소를 말한다
  • Ethos : 글을 쓰는 사람이나 말하는 사람의 신뢰성을 말한다. 

그는 '논리적 호소'나 '감정적 호소'의 중요성 이외에 '글을 쓰거나 말하는 사람의 신뢰성'을 매우 강조했는데, 그 이유는 이상적인 세상에서는 논리만으로도 다른 이들을 설득하기는 충분하지만, 현실 세계는 이상적인 세계와는 거리가 있어서, 주장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 글을 쓰거나 말하는 이의 능력 중에서, '논리적 호소' 및 '감정적 호소' 이외에 '글을 쓰거나 말하는 이의 신뢰성'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강조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글을 쓰거나 말하는 이가 청중들로부터 신뢰받기 위해서는 첫째, 지성을 갖추고 있음을 알게 해야 한다. 글을 쓰거나 말하는 이는 청중으로 하여금 자신들이 아는 것이 많고, 그 주제에 관해서 최대한 전문적 지식을 갖고 있음을 확신시킬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둘째, 품성이 좋다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글을 쓰거나 말하는 이가 증거를 나타냄에 있어서 진실할 뿐만 아니라, 도덕적으로 옳바르고 믿을만 하다는 것을 설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선의가 있음을 인식시켜야 한다. 즉, 글을 쓰거나 말을 하는 사람이 좋은 의도를 가지고 글을 전개해나가는 것으로, 자신들의 이익과 요구뿐만 아니라, 남들의 것도 고려하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지성, 품성, 선의에 대한 평판은 결코 하룻밤 새에 얻어지는 것은 아니며, 또한 그것들은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더 빠를 수도 있어서, 결코 쉽게 형성해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설득'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매우 중요한 이론적 뼈대를 형성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도 설득에 있어서 상대방에 대한 관점을 단지 적대자로서만 인식함으로서, 설득이나 토론에서 기대되는 것은 단지 상대방에 대한 반박하는 것으로, 그 목적은 상대방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내는 것으로 회유를 이끌어내는 것이 아니란 점에서 보완이 필요한 이론이라 볼 수 있다. 

다음 글에서는 미국 정신과 의사였던 Rogerian이 커뮤니케이션의 원칙이라고 정리한 그의 관점을 통해서, 아리스토텔레서의 <수사학>의 보완사항을 어떻게 개선해갔는지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Rogerian 방식을 살펴본 후 본격적으로 툴민의 모델을 다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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